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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도서] 그림으로 보는 십자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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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11

십자군, 중세 유럽의 기사라는 말을 들으면 무엇이 생각나나요?


저는 우선 떠오르는 것들로는 카놋사의 굴욕(교황권과 황제권의 대립), 로빈훗과 사자왕, 리처드왕 이야기 이슬람의 영웅 살라딘, 영화 ‘킹덤 오브 헤븐’이 있네요. 또 중세유럽이라는 말을 들으니 암흑의 시대라고 배웠던 기억도 납니다. 여러분은 어떠신지요.  


오늘 소개하는 ‘그림으로 보는 십자군 이야기’라는 책이 중세 유럽에 대한 모든 궁금증을 다 해소해 주면 좋겠지만, 실제는 그렇지 못합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십자군 전쟁에 대해 이 책만큼 전반적으로 쉽게 이해하기에 좋은 책은 없는 것 같습니다. 본문과 관련돼 매 페이지마다 삽입돼 있는 귀스타프 도레의 삽화와 관련 지도는 베일 속에 감추어져 있던 소아시아와 중동 아시아의 모습을 소상하게 드러내 줍니다. 이러한 독자를 위한 배려는 저자 자신이 역사 현장을 발로 뛰며 겪은 살아있는 경험에서 나온 듯 같습니다.


다양한 많은 이야기가 있겠지만, 저는 이 책을 통해 십자군 전쟁을 제 나름대로 정의 내려보고자 합니다.



십자군 전쟁의 발발 원인


십자군 전쟁은 이슬람과의 만지케르트 전투(1071년)에서 패배한 비잔틴제국 황제의 구원 요청을 교황 우르바누스 2세가 받아들이면서 시작합니다. 200년 간이나 지속될 이 어마어마한 전쟁의 시초가 되는 이 요청을 왜 교황 우르바누스 2세는 받아들였을까요.


전쟁은 인간이 여러 난제를 한꺼번에 해결하려 할 때 떠올리는 아이디어다1). – 시오노 나나미



시오노 나나미의 말 그대로 당시 우르바누스 2세는 교황의 수장권 확대(황제에 대해, 동방 교회에 대해), 성지 회복, 교회 재산 증식, 내적 평화 도모 등 다양한 목적을 이룰 수 있는 방법으로 전쟁을 떠올렸을 지도 모릅니다. 목적이 어디에 있든 우르바누스 2세는 ‘신이 그것을 바라신다(God wills it)’라고 말하며 각계 각층의 사람들을 설득합니다.


 


중세 기독교의 이해
우르바누스 2세의 이러한 설득이 성공하게 된 배경을 당시의 기독교 상황과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당시에는 성물 숭배 사상이 팽배하여 성자들의 유품과 유골을 숭배했고, 성지순례를 중요한 신앙행사로 간주했습니다. 예루살렘 성지를 순례하는 것만으로 죄를 사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교황은 십자군에 참전할 경우 완전한 면죄2)를 허가했습니다.


이러한 종교적 배경이 있었기 때문에 민중 십자군3), 소년 십자군4) 등이 조직될 수 있었습니다. 십자군에는 신앙심 깊은 아내의 등살에 밀려 참전한 남편, 또 외아들에도 불구하고 신앙심 깊은 어머니의 강권에 의해 출전한 아들도 있었습니다.


종교적인 이유 외에도 국왕은 국왕대로, 영주는 영주대로, 기사는 기사대로, 농부는 농부대로 권력과 재물, 명예를 획득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았습니다.



성지회복과는 거리가 먼 십자군
7차에 걸쳐 파병된 십자군 중 4차 십자군이 이러한 대표적인 예입니다. 4차 십자군의 전장 무대는 예루살렘이 아니라 콘스탄티노플(비잔틴 제국의 수도)이었습니다. 1차 십자군 전쟁의 수송을 담당하면서 베네치아 상인들의 세력이 커지게 됨에 따라, 비잔틴 제국은 제노바 상인들에게 특혜를 주어 베네치아 상인들의 상권을 견제합니다. 이에 불만을 품은 베네치아 상인들의 사주에 의해 4차 십자군은 같은 기독교 국가인 비잔틴 제국의 콘스탄티노플을 공격해 함락하고 성소피아 성당을 약탈하여 수많은 전리품을 획득합니다.


신명재판
잠깐 당시의 정의(justice)가 어떠했는지 신명재판5)의 예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신명재판은 3가지의 형태가 있는데, 각각은 아래와 같습니다.










1. 결투 재판 절차




  1. 피고와 원고는 무기를 받는다.


  2. 무기를 들고 싸운다. 이때 구경꾼들은 응원을 한다.


  3. 한쪽이 죽으면 재판은 끝난다. ? 판결! 싸움에 진 쪽이 유죄다!


  4. 이미 죽은 죄인의 목에 밧줄을 걸어 교수대에 매달면 끝!


  5. 만약 싸움에 자신이 없다면? 대리인을 고용할 수 있다.









2. 물의 재판 절차




  1. 혐의자를 밧줄로 묶는다.


  2. 혐의자를 물통에 쳐 넣는다.


  3. 혐의자가 가라앉는지 본다. 혐의자가 바닥까지 가라앉으면 무죄, 가라앉지 못하면 유죄이다.


  4. 유죄가 판명되면 불에 달군 부지깽이로 눈알을 파버린다.









3. 불의 재판6) 절차




  1. 숯을 깔아 숯불 길을 만든다.


  2. 혐의자가 그 위로 걸어간다.


  3. 약한 불에 살짝 구워낸 혐의자가 어떻게 되는지 본다. 정해진 시간에 죽으면 유죄, 살면 무죄다.


  4. 주의 : 만일 혐의자가 불의 심판을 거부하면, 그는 확실한 유죄다. 화형에 처해진다.


지금으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십자군 전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중세의 모습이 이렇다는 것을 전제해 두어야 합니다. 이러한 불합리성은 개선되지 않고, 아이러니하게도 십자군 전쟁을 거치며 종교 재판의 모습으로 꽃을 피웁니다. 지금과는 많이 다른 사회였다고 말할 수 밖에 없는 듯 합니다.


 


십자군 전쟁의 결과


우르바누스 2세에 의해 처음 소집된 십자군은 200여 년 동안 7차에 걸쳐 파병됩니다.



십자군 전쟁을 거치며 구원을 요청했던 비잔틴 제국은 오스만 투르크에 의해 멸망하게 됩니다. 이후 콘스탄티노플은 오스만 투르크 제국의 수도가 되며, 이스탄불이란 이름으로 오늘날 터키의 수도로 남게 됩니다. 십자군 전쟁의 시작은 교황권의 절정을 보여주는 대사건이었지만, 십자군 전쟁의 패배는 교황권의 몰락을 가져오기도 했습니다. 교황이 아비뇽에 유수되고, 대립 교황이 선출되기도 합니다. 로마 교황의 권위는 더 이상 세속 군주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종교적인 권위로 한정됩니다. 서유럽의 기사 계층은 몰락하고 지중해 무역의 발달로 베네치아를 비롯한 많은 이탈리아 도시들이 발달합니다. 이는 유럽 문화의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온 르네상스의 밑바탕이 됩니다.


십자군 전쟁의 피해자였던 아랍 세계는 일견 승리를 거둔 것처럼 보입니다. 2세기에 걸친 식민지 지배를 뿌리뽑고, 오스만 투르크 제국의 깃발 아래 콘스탄티노플을 점령했으니까요. 그러나 이것은 말 그대로 겉모습일 뿐입니다. 아랍 세계는 십자군 전쟁 동안 에스파니아에서 이라크에 이르기까지 지적으로나 물질적으로 가장 앞선 문화의 중심지였지만, 십자군 전쟁을 이후 세계의 중심은 서쪽으로 옮겨집니다7). 그리고 지금에 이르게 됩니다. 무엇 때문에 아랍 세계는 더 이상 발전하지 못한 것일까요.



이 기간 동안 살생된 인명과 재산의 규모는 말로 하기 어려운 규모입니다.


이렇듯 처참한 전쟁임에도 불구하고 종종 현대판 십자군 전쟁 또는 종교 전쟁이라는 말을 듣게 됩니다. 왜 그런 것일까요. 지금까지 간단하게나마 십자군 전쟁의 발발 원인과 결과에 대해 정리해 보았는데, 궁금증은 줄어들지 않고 더 많아집니다.


다시 이야기의 처음으로 돌아가서 제 질문에 제가 답해야 될 때가 된 듯합니다. 저는 십자군 전쟁8)은 <종교의 미명 하에 위장된 광대놀음>이라고 정의하고 싶습니다. 전쟁의 발발 동기부터 전개 과정에 이르기까지 종교라는 이름은 허울좋은 구실이었을 뿐 부와 권력에 대한 탐욕이 그 본질9)이 아닌가 합니다.


 


<참조>
1)십자군 이야기 1/시오노 나나미
2)완전한 면죄 : 십자군 참전을 결정한 클레르몽 종교회의의 결의 사항 중 하나, 살인 등의 흉악한 죄를 범한 자에게도 면죄 부여
3)민중십자군: 은자 피에르 수사에 조직된 빈민 중심의 십자군으로 가진 돈과 식량이 한계가 있어서 현지에서 주변 지역을 약탈하거나 도둑질했다.
4)소년십자군: 1212년 독일과 프랑스에서 계시를 받은 소년의 선동에 의해 소년, 소녀 3만 여명이 모여서 예루살렘으로 가기 위해 지중해까지 행진하였다가 일부는 난파 때문에 죽고, 일부는 상인의 농간으로 북아프리카에 노예로 팔려갔다는 설이 있다.
5)신명재판 : 십자군 이야기/김태권
6)불의 재판 : 민중 십자군을 조직했던 ‘피에르 수사’가 거짓이 아님을 증명하다가 불의 심판에 의해 죽임을 당합니다.
7)아랍 세계의 침체 : 아민 말루프의 ‘아랍인의 눈으로 본 십자군 전쟁’ 참조
8)십자군 전쟁 : 십자군 전쟁을 침략 전쟁이 아닌 기사와 영웅들의 로맨스로 보는 관점(토머스 F 매든/기사와 영웅들의 장대한 로맨스 십자군)도 있습니다.
9)아리스토텔레스는 ‘현상은 복잡하지만 본질은 단순하다’라고 말합니다. 이는 과거의 사건에 대한 이해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의 반영을 수반한다고 이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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